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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자친구는 브라질사람!/시즌2

[시즌 2] 6. 브라질로

by 귤남 2023. 3. 20.

제 비행기는 12월 13일이었나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1월 8일날 돌아오는 스케줄이었습니다.

 

약 4주의 시간.

 

브라질로 떠나기전 가족들과의 주말저녁시간.

 

오붓이 저녁식사를 하던 가족들에게 저는 폭탄선언을 합니다.

 

'저 할 얘기가 있는데요. 한달정도 브라질에 다녀올게요.'

 

'갑자기 왜?'

 

조용히 되물으시는 어머니.

 

'G와 그녀의 가족들을 좀 만나고 오려고 해요. 아직 결혼을 하겠다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 전에 그녀의 가족들에게 인사드리고 정확히 그녀의 의사도 물어보려구요.'

 

제 말을 조용히 들으시던 아버지는 아무런 말도 없으셨고, 제 여동생과 그녀의 남편도 어색한 분위기속에서 침묵만을 지킵니다.

 

어머니와 단 둘이 있을 때, 저는 조용히 물어봤습니다.

 

'어머니, 근데 제가 브라질 가는거 반대 안하세요?'

 

'어차피 가려고 맘 먹었는데 말해서 무엇하니? 그냥 다녀와'

 

'네 조심히 다녀올게요.'

 

막상 아버지는 브라질에 간다니 아무런 말도 안하셨지만 가는 날 조심히 잘 다녀오라는 메시지를 남겨주시더군요.

 

조금의 용돈은 덤이었습니다.ㅋ

 

브라질로의 비행코스는 카타르 도하 - 상파울로 - 그리고 벨렘.

 

그때 당시에는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가 전부 다 풀리지는 않은 상태였지만 브라질은 다행히도 국경폐쇄를 풀었고,

 

저는 비자 없이 3개월까지 체류가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공항까지 마중나온 어머니와 여동생.

 

모든 짐을 보내고 탑승 준비중

 

여동생은 장난스레 웃으며 자신의 선물을 사오라고 말했고, 어머니도 조용히 안아주시며 잘 다녀오라고 말해주셨습니다.

 

드디어 시작된 브라질로의 여정.

 

다행히도 한국에서 도하로 가는 비행기는 모든 좌석이 다 차있지는 않았고 옆에 좌석만 비어있었기에 조금은 여유로웠습니다.

 

하지만 역시 도하에서 브라질로 가는 항공기는 모든 좌석이 예약된 상태로 좌석이 가득했습니다.

 

힘겹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그녀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 기분을 억누르며 얼른 브라질에 항공기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상파울로공항.

 

여기서부터 제 악몽은 시작되었습니다.

 

상파울로로의 도착시간은 오후 2시경

 

하지만 벨렘으로 가는 비행기는 다음날 오전 6시 30분경

 

물론 공항 내 호텔을 예약해뒀지만 상파울로에서 입국심사를 받기때문에 짐을 모두 찾아야했고, 그 짐들과 함께 저는 움직여야했습니다.

 

23kg짜리 캐리어가 2개에 핸드캐리어 1개.

 

그리고 배낭까지 모든 짐을 짊어진 저는 비행의 피로도 풀지 못한채 짐을 부쳐야하는지 확인하러 공항카운터로 떠납니다.

 

상파울로 공항은 터미널이 3개로 꽤 복잡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국제선과 국내선이 갈려 있어 터미널을 옮겨야했고, 그 뒤에서야 항공사 카운터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영어가 안되는 공항직원들도 있어서 브라질사람들에게 물었다가 돌아오는 일본어대답에 난감해했고,

 

그 일본어를 들은 제 뒤에 서 있던 일본할아버지가 저보고 일본인이냐고 길 좀 묻자고 하는 해프닝까지...

 

결국 공항카운터에서 내일 아침 비행기라 새벽 4시부터 짐을 부칠 수 있다는 대답을 듣고 나서야 공항 내 호텔을 찾아 나설 수 있었습니다.

 

이미 그 때 시간이 오후 8시....

 

상파울로는 생각보다 습하고 더웠습니다.

 

겨울에 출발했던 영향도 있었겠지만 도착 바로 직전에 상파울로에 비가 왔었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그 습함을 이해할 수 있었죠.

 

공항보안요원에게 길을 물어 다행히 도착한 호텔.

 

호텔 내 좁은 방 속에 짐을 우겨넣고 저녁식사를 하려고 나왔습니다.

 

그래도 티비도 있고 있을 건 다 있는 호텔...

 

그 때 당시 브라질 돈이었던 헤알은 하나도 없었고, 오직 신용카드와 달러만이....

 

그리고 어떤 요리가 나올지 알 수 없었기에 결국은 맥도날드를 향합니다.

 

빅맥콤보(우리나라로 치면 세트메뉴)를 시키고 자리를 앉아 있었는데 한참 동안 제 빅맥이 나오지 않습니다!

 

도대체 왜?!

 

나오긴 나왔는데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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